칼럼 | 과민성 대장 증후군 진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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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이안한의원 작성일26-03-16 12:58 조회13회본문
[정이안의 건강노트] 과민성 대장 증후군 진료일기
주간한국 2023.12.15
과민성 대장 증후군 진료일기
대한민국 국민 4명 중 1명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발표되었을 정도로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너도 나도 다 앓고 있는 질병이 되었습니다. 장은 심리상태에 따라 예민하게 반응하는데,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긴장 불안 상태에 있으면 장의 운동을 지배하는 자율신경이 제 기능을 잃게 됩니다. 그래서 장 운동이 너무 느려지거나 또는 너무 빨라져서 경련을 일으키거나 해서 복통, 급박 설사 또는 변비 설사를 불규칙적으로 교대하게 됩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검사로는 이상 없지만 불편 증상은 존재하는 ‘기능성’ 질환의 일종인데요, 오늘은 제가 만나온 과민성 대장 증후군 치료 사례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설사 때문에 회사 관둬야 할까요?
처음 진료실을 찾아오신 직장인 D 님 (30세, 여). 부장님이 찾을 때마다 화장실에 가 있다는 이유로 주의를 받기도 했고, 중요한 프로젝트 발표가 있으면 배가 금방 사르르 아프면서 설사 쏟아질 것 같아서 직장 생활을 이어 나가는 것이 너무 힘들어 퇴사를 고민 중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분의 식습관을 살펴보니 평소 커피, 술, 양념 진한 음식, 맵고 짠 음식, 아이스 음료를 무척 좋아하고 하루 세끼를 전골, 찌개, 볶음 등의 자극적인 것으로 사 먹은 지 오래 되었구요, 야채나 과일, 신선 식품보다는 통조림, 가공식품 위주의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유전적인 소인이 있고, 가족력도 있는 편이지만, 이 분처럼 전혀 가족 원인도 없고, 어릴 때부터 있었던 증상도 아닌 경우도 많습니다.
이 분을 검사 진찰해본 결과, 복부와 손발이 차고 냉하며, 예민해서 늘 긴장 상태에 있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 분이었고, 심한 스트레스 뇌파 소견, 그리고 교감신경 과항진 상태인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치료는 장을 따뜻하게 하고 교감신경을 안정시키는 한약 처방과 장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자율신경기능을 회복하는 약침치료로 진행했는데, 회사에서 업무 볼 때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회복되었고, 배도 따뜻해졌으며 장 기능도 튼튼해져서 직장생활 하는 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좋아졌습니다. 아마 근본적인 원인 치료 없이, 직장을 그만두었다면, 이직 스트레스로 과민성대장증후군은 계속 재발되어 평생의 지병이 되었겠지요.
급박설사 때문에 가족여행을 못가
딸 셋 키우는 주부 K님 ( 38세, 여)은 아이들을 깨우고 씻겨 학교에 보낼 때까지 매일 전쟁 같은 아침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그 바쁜 시간에도 매일 여러 번 배가 사르르 아프면서 설사 쏟아질 듯한 느낌 때문에 화장실 들락거리느라 너무 힘들다며 진료실을 찾아오셨습니다.
결혼 전에도 시험 기간이면 배가 살살 아프고 설사하는 일이 있었지만, 결혼 후 육아 스트레스가 더해지면서 증상이 더 심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갑자기 불안 긴장감이 생기면서 급박설사가 쏟아질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에 외출하기 전에는 기본 세 번은 화장실을 들러야 하고, 외출해서도 항상 외부에 있는 화장실 위치부터 확인을 해야 마음이 안정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대중교통은 화장실이 있는 지하철, 기차, 비행기만 가능하고, 화장실이 없는 자가용, 택시, 버스는 탈 수가 없었다는데요, 그러다보니 가족 여행을 단 한번도 가 본적이 없었다는 분이었습니다.
이 분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특징 증상인 복통, 급박설사, 심한 불안감의 세가지 증상이 모두 있는 분입니다. 원인은 심리적인 압박감과 심각한 스트레스 누적인데, 아마도 아이 셋을 독박 육아 해오면서 받았던 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인 것 같았습니다.
이 분을 검사 진찰한 결과도 마찬가지로 심한 스트레스 뇌파, 순환장애, 교감신경 항진으로 진단되었는데요,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증상과 원인에 맞는 치료가 무엇보다 필요한 질환으로 지사제, 소화제 등의 대증치료만으로는 치료가 안되는 병인데, 이 분은 급박설사 때문에 지사제와 안정제를 오래 동안 매일 복용하면서 급한 치료만 20년 넘게 해오고 있었습니다.
이 분의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치료하기 위해, 장을 따뜻하게 하고 스트레스와 심리적 압박감으로 인해 항진된 교감신경을 안정시키는 한약 처방과 신체 순환을 돕는 약침 치료를 꾸준히 진행했는데요, 그 결과, 하루에도 여러번 생기던 복통과 급박설사가 사라지고, 매일 먹던 지사제와 안정제도 먹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그렇게도 소원했던 가족여행을 자가용을 이용해서 다녀올 수 있게 된 것도 물론이구요.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신체화 장애 증상입니다.
신체화 장애란, 검사로는 이상이 없지만, 불편 증상이 존재하는데, 스트레스 상황에 따라 증상의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면서 만성이 되어있는 질환을 통 털어 이야기하는 병증입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도 신체화 장애의 일종이지요.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하고 급작스러운 복통이나 급박설사가 생기는 이유는 모르겠다’ 라고 하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러니 지사제, 설사약, 소화제, 안정제 등의 대증 치료만 하면서 시간만 보내게 되는 것입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스트레스로 망가진 자율신경계를 회복하고, 허약한 장을 따뜻하게 그리고 튼튼하게 하며, 대사순환을 돕는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니, ‘장’만 생각하지 말고, 장의 기능을 조율하는 ‘자율신경기능’을 생각해야 합니다.
글쓴이
정이안원장-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안티에이징 시크릿 - 자율신경건강법, 마흔 달라진 몸을 되돌릴때, 생활 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 외에도 다수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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