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우울증, 운동에 미쳐라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정이안한의원 작성일20-09-17 17:40 조회1,317회본문
[정이안의 건강노트] 우울증, 운동에 미쳐라
주간한국 2019. 10. 29
-------------------
L 씨가 근무하는 회사는 업무 능력에 따른 연봉제여서 회사 동료들과의 경쟁이 심해 직장 동료와 선후배에게도 속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이 견딜 수 없이 외롭고 우울하다. L 씨는 점점 집중력이 떨어지고 모든 활동에 흥미가 나질 않고, 어떤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게 되어 무슨 일이든 무척 망설이게 되고, 종일 우울하다는 생각만 하게 되고, 만성 두통, 변비, 소화 불량 같은 신체적인 증상이 생긴다. 만성피로가 쌓여서 그런 것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을 찾았던 L씨는 ‘스트레스성 우울증’으로 진단받게 된다.
우울증은 정신적으로 나약한 사람에게 생기거나, 단지 울적한 기분이 오래가는 것일 뿐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 또 우울증으로 생기는 두통, 만성피로 등 다양한 신체 증상에 대해서 각 증상의 내과적인 원인만 찾으려고 할 뿐, 정신과적인 우울증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도 있다. 그리고 증상이 있어도 별다른 조치가 없으면 재발을 반복하면서 만성으로 발전하는 순서를 밟는다. 우울증은 그 자체만으로도 심각하다. 초조, 후회, 죄책감, 절망감, 우울한 망상은 심한 경우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도 우울증 환자 3명 가운데 2명은 자살을 생각하고, 그 중 10∼15%는 자살을 시도한다는 통계도 있다. 우울증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당사자에게는 가혹한, 스스로를 멍들게 하는 못된 병이다. 게다가 증상이 심하더라도 병원에서 적극적인 치료를 받기 시작하는데 평균 3년의 기간이 걸린다고 한다. 아주 심해지기 전까지는 주위 사람들도 모르기 쉽고, 본인도 치료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병이기 때문이다.
우울증 환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많고, 자살 시도도 여성이 더 많지만, 정작 자살로 이르는 극단적인 경우는 남성이 훨씬 많다. 남성은 대화나 치료로 극복하려 하기보다는 우울증을 인정하지 않거나 술에 의존하는 등의 행동으로 병을 덮어두려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울증의 원인은 심리적인 스트레스 외에도 뇌 속의 노르에피네프린과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이 부족하거나 부조화를 이룰 때 발생한다. 그리고 남녀 호르몬 분비가 우울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우울증이 잘 생기는 이유는 월경, 임신, 출산 등 여성 호르몬의 변화를 심하게 겪고 있고, 남성에 비해 스트레스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기 때문이다. 여성의 우울증은 우울증상 외에 초조, 격정, 심한 건강염려증, 후회, 죄책감, 절망감, 편집성 성향, 우울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서 주위 사람들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표가 많이 난다. 특히 성격이 강박적이고 양심적이고 융통성이 적고 책임감이 강하고 급하며 예민한 여성이 취약하다.
한방에서는 우울증상을 여섯 가지 울증(氣鬱, 濕鬱, 熱鬱, 痰鬱, 血鬱, 食鬱)으로 나누어 진단하여 각 울증에 맞는 치료로 울증이 가슴속에 쌓여 있지 않도록 흩어버리게 하는 ‘개울(開鬱) 해울(解鬱)’의 효과를 내도록 해서 치료하는데, 침^뜸^한약 등의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우울증을 예방^치료하는 생활수칙과 음식
첫째, 운동에 미쳐라.
운동을 하면 엔도르핀이 생긴다. 그리고 신체를 안정시켜 주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신체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운동은 우울증과 걱정 불안증 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은 사람에게 행복감을 가져다주는 최적의 방법이다. 마음과 육체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마음에 병이 들면 육체가 쇠약해지고 육체가 건강하면 정서도 균형을 찾는다. 우울증은 운동으로 신체의 활력을 되찾으면 심각한 수준이 아닌 경우는 대부분 극복이 가능하다.
둘째, 걸어라.
걷기가 정신 건강에 좋은 이유는, 걸으면 신경 조직을 적절히 자극해서 우리 뇌 속에서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인 엔도르핀이 점점 증가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도 많아져서 정신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연구되기로는 우울증 환자에게 항우울제를 단독으로 투여했을 때보다 걷기와 달리기를 하면서 항우울제를 투여했을 때의 치료효과가 더 높았다고 보고하고 있다. 자신의 여건에 맞으면서 마음에 드는 시간에 늘 걸으면 생체리듬이 조화로워지면서 스트레스와 연관된 호르몬의 분비가 안정되어 감정조절이 쉬워진다.
대추: 대추의 은은한 단맛은 체내에서 진정 작용을 하기 때문에 불안증, 우울증, 스트레스는 물론, 불면증 해소의 효과까지도 얻을 수 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대추에 파의 흰 뿌리를 넣어 함께 끓여 마시면 더욱 효과적이다. 특히 여성이 신경이 날카롭고 히스테리가 있을 때에 대추 10개에 감초 조금을 물에 달여서 마시면 신경질이 없어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라벤더(lavender): ‘허브의 여왕’이라 불리는 라벤더는 심신을 진정시키며 몸 전체의 신진대사를 향상시켜 현대인이 앓고 있는 스트레스, 두통, 불안, 불면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뛰어나다. 라벤더 잎을 끓여 차(茶)로 마시면서 상쾌한 냄새를 맡으면 우울한 마음까지 상쾌해진다. 스트레스로 인해 머리가 지끈거리는 통증도 라벤더 오일을 맡으면 없어진다.
--------------------
글쓴이 정이안 원장 - 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생활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직장인건강 한방에 답이있다, 몸에좋은 색깔음식 50 등 다수의 책을 썼다.
칼럼 원문보기 --> https://bit.ly/3jHVGTv
- 이전글불면증, 수면제가 답은 아니다 20.09.17
- 다음글장염, 계절이 따로 없다 20.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