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더위를 이기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7월의 제철음식- 오이와 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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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이안한의원 작성일26-03-25 11:25 조회49회본문
[정이안의 건강노트] 더위를 이기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7월의 제철음식- 오이와 열무
주간한국 2025.07.04
더위를 이기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7월의 제철음식- 오이와 열무
장마와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은 신체 리듬이 가장 흐트러지기 쉬운 시기입니다. 갑작스럽게 올라가는 기온, 축축한 습도, 짧아진 밤은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에 큰 부담을 주는데, 특히 이 시기에는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항진되기 쉽습니다. 심장이 빨리 뛰고, 잠이 잘 안 오고, 입맛이 떨어지며, 속이 더부룩한 증상들… 모두 몸이 ‘긴장’ 상태에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럴 때는 우리 몸을 진정시키고 회복시키는 역할을 하는 ‘부교감신경의 기능을 도와주는 식재료’가 필요합니다. 그 해답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바로, 매일 식탁에서 접할 수 있는 제철 채소, 오이와 열무입니다.
오이 – 몸과 마음을 동시에 식혀주는 ‘여름 해독제’
여름에 오이가 제철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지만, 그 안에 숨은 효능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오이는 95%가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어 갈증을 해소하고, 체온을 낮춰주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물만 많은 채소는 아닙니다. 오이에는 칼륨, 실리카, 비타민 C, 피토케미컬 등 다양한 미네랄과 항산화 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더위로 인한 탈수, 피부 손상, 혈압 상승, 신경계 과민 반응 등을 예방하는 천연 보약이라 할 수 있습니다.
칼륨은 몸속 나트륨을 배출해 주어 여름철 부종과 혈압 상승을 완화해주고, 실리카는 피부 조직을 회복시키며, 비타민 C는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 신경 안정에 도움을 줍니다. 실제로 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오이 한 개를 얇게 썰어 찬물에 띄워 마시게 하면, 갈증뿐 아니라 짜증과 두통까지 누그러드는 걸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시원함 때문이 아니라, 자율신경계를 조절하는 작용이 함께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한의학적으로도 오이는 매우 흥미로운 식재료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오이를 ‘열을 내리고 갈증을 멎게 하며, 부기를 가라앉히는 채소’로 보았습니다. 즉, **몸의 열기를 아래로 끌어내리고, 위장의 부담을 덜어주는 약성**이 있다고 본 것입니다. 성질이 서늘하고, 폐와 위에 작용하여 갈증, 가슴 답답함, 두통, 불면 같은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효능은 바로 부교감신경이 회복될 때 나타나는 반응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즉, 오이는 더위로 인해 흥분된 몸을 진정시키고, 소화기관을 편안하게 만들며, 마음까지 가라앉히는 몸과 마음의 해독제라 할 수 있습니다.
열무, 지친 속을 어루만지는 ‘푸른 진정제’
무더위에 더해진 장마철의 불쾌함, 가라앉은 식욕과 무거운 속… 이런 증상에 가장 효과적인 제철 식재료 중 하나가 바로 열무입니다. 열무는 어린 무의 잎줄기를 중심으로 먹는 채소로, 뿌리보다 잎과 줄기에 더 많은 영양소가 집중되어 있습니다. 특히 7월의 열무는 조직이 부드럽고 수분이 풍부하여 장과 위를 시원하게 해주고, 덥고 습한 날씨로 무거워진 속을 가볍게 만드는 탁월한 기능성 채소입니다.
영양적으로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내 환경을 개선하고, 피로 회복에 좋은 엽산과 비타민 C, 면역력을 높이는 미네랄이 다량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열무는 위장관을 편안하게 해주는 ‘서늘한 성질’을 갖고 있어, 여름철 더위로 인해 생기는 위염 증상이나 장의 더부룩함, 체기 등을 완화시켜줍니다. 또한 장운동을 촉진하여 변비를 예방하고, 대사 속도를 높여 몸속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도 유익합니다.
한의학적으로 열무는 위장에 몰린 열을 식히고, 가슴 속 답답함을 내리는 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위장의 열은 자율신경계의 불균형, 특히 교감신경이 항진된 상태에서 자주 발생합니다. 이러한 상태는 소화불량, 신경성 장염, 두근거림, 불면 등의 증상으로 이어지기 쉬운데, 열무는 이를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풀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열무김치나 열무된장국 같은 조리 방식은 위장을 보호하면서 장내 유익균을 증가시키는 효과까지 함께 얻을 수 있어, 부교감신경의 활성화에 큰 도움 되는 식재료입니다.
열무는 더위에 민감하고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 특히 스트레스로 인해 속이 잘 체하고 예민해지는 분들에게 매우 적합한 채소입니다. 몸이 무겁고 머리가 맑지 않다고 느낄 때, 열무를 중심으로 한 한 끼 식사는 자연스럽게 몸을 이완시키고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는 길이 됩니다.
여름철은 ‘참는 계절’이 아닙니다. 땀과 피로, 열과 스트레스가 동시에 올라올 때일수록, 우리 몸은 더 강해지려 하기보다는 더 차분해지려 애써야 합니다. 부교감신경이 깨어날 때, 우리는 비로소 회복의 리듬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7월, 이 계절에 꼭 맞는 선물 같은 식재료인 오이와 열무는 단순히 시원한 반찬이나 국거리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오이는 위와 폐의 열을 내려주고 몸을 진정시키며, 열무는 위장과 장을 맑게 하여 마음까지 편안하게 만들어줍니다. 이들은 더위로 긴장된 몸을 완화시키고, 부교감신경의 회복을 유도하여 몸과 마음 모두에게 휴식을 주는 자연의 처방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한 끼에, 차가운 음료 대신 오이미역냉국 한 그릇을, 자극적인 음식 대신 열무비빔밥 한 그릇을 더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 안에 담긴 계절의 에너지가, 여러분의 몸과 마음에 시원한 바람을 불어넣어 줄 것입니다.
*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인공 첨가물, 화학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자연 식재료를 먹는 것, 그리고 되도록 제철에 난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
글쓴이
정이안원장-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안티에이징 시크릿 - 자율신경건강법, 마흔 달라진 몸을 되돌릴때, 생활 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 외에도 다수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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