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가을에 내몸을 지켜주는 색깔음식, 늙은 호박과 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정이안한의원 작성일12-02-17 11:55 조회3,169회본문
가을에 내몸을 지켜주는 색깔음식, 늙은 호박과 밤
가을에는 단풍으로 온 산이 울긋불긋하고 은행잎들로 거리가 노랗게 변한다. 인체는 소우주(小宇宙)여서 우리 몸도 가을에는 자연을 닮은 가을색깔의 음식을 원하게 마련이다. 가을에 먹으면 특히 보약이나 진배없는 음식 중에 노란색 음식의 대표격인 늙은 호박과 밤을 빼놓을 수 없다.
늙을수록 달콤한 가을보약, 늙은 호박
누렇게 익은 황금벌판, 노란 은행잎으로 가득한 거리, 이것이 가을의 색이다. 늙은 호박은 특히 누런빛을 띠고 있어 보기만 해도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고 풍요롭게 해주는 가을 채소다. 호박은 대개 여름에 많이 나오는데, 늙은 호박은 여름 내내 익어도 따지 않고 밭에서 그대로 익힌 것이다. 누런빛을 띄어서 꼭지가 마를 때까지 따지 않고 쨍쨍한 가을볕으로 호박의 영양분이 더 농익도록 기다렸다가 늦가을에 수확하게 되는 것이다. 옛날에는 동짓날 늙은 호박을 삶아 먹으면 1년 내내 무병하다 할 정도로 늙은 호박의 영양은 탁월하다. 그래서 어르신들은 '청둥호박'이라고 부르던 늙은 호박을 '가을 보약'이라고 했으며 민간요법으로도 다양하게 활용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늙은 호박(청둥호박)은 익을수록 껍질이 연초록색에서 누런색으로 변하는데, 누렇게 잘 익은 호박일수록 맛도 좋지만 몸에 좋은 성분도 많이 들어있다. 늙은 호박의 진한 노란빛은 Carotenoid 색소 때문인데, 체내에 흡수되면 몸에 좋은 베타카로틴이 된다. 베타카로틴은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되는 것을 막으면서 암세포의 증식을 늦추는 등 항암효과가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고, 최근 미 국립암연구소에서는 하루 반 컵 정도 늙은 호박을 꾸준히 섭취하면 폐암에 걸릴 확률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발표가 있기도 했으니, 늙은 호박을 그저 가을보약이라 부르는 것이 아님을 입증하는 셈이다. 베타카로틴은 기름에 녹는 성질인데다, 열을 가해도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호박에 콩기름이나 참기름, 들기름 등 식물성 기름을 살짝 곁들여 볶아 먹으면 더 좋고 호박도 맛이 좋아진다. 못생긴 여성을 호박에 비유하기도 하지만, 사실 호박만큼 다이어트와 피부미용에 도움이 되는 야채도 드물다.
호박은 쌀에 비해 열량이 10분의 1에 불과하고 노폐물 배출, 이뇨작용을 돕고 지방의 축적을 막아주기 때문에 다이어트 식품으로 가장 좋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는 비타민 E와 카로틴이 풍부해 고운 피부를 만드는 데도 그만이다. 옛날, 늙은 호박 속에 꿀을 넣고 쪄낸 것을 출산 후에 먹었던 것은 이런 이뇨작용을 이용해서 산모의 부기를 빼고, 출산 후에 부족한 영양분을 공급한다는 의미가 있었다. 호박은 늙을수록 당질의 함량이 늘어나는데, 호박의 당분은 소화 흡수가 잘되면서도 당뇨나 비만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당뇨환자나 환자의 회복식으로 추천할 만하다. 또한 위 점막을 보호하는 기능도 있어서 위장이 약한 사람, 위궤양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도 좋다. 호박에는 비타민 A, B2, C가 듬뿍 들어있으니, 호박을 먹으면 따로 비타민 제제를 챙겨먹지 않아도 될 정도다. 비타민이 풍부하기 때문에 감기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는데 특히 겨울감기에 “특효”다. 물론, 호박에는 비타민C를 파괴하는 아스코르비나제 효소가 있긴 하지만 열을 가하면 파괴되기 때문에 비타민C가 훼손되지 않는다.
또한 늙은 호박을 먹으면 잠이 잘 오는데, 그 이유는 신경 완화 작용을 하는 비타민 B12가 들어있기 때문이며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음식 재료로 추천할 만한 하다. 그리고 호박씨에는 간을 보호해주는 양질의 단백질이 들어있어 술안주로 알맞으며, 기침이 심할 때 호박씨를 구워서 꿀과 섞어 먹으면 효과가 있다. 호박은 남성에게도 더없이 좋은 식품이다. 호박의 셀레늄 성분은 정자의 생산성과 활동력을 증가시키고, 호박씨 기름의 스테롤은 전립선을 튼튼하게 해 초기 전립선 비대증에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tip) 늙은 호박을 이용해서 직접 가을 보약 만들어보기
*호박죽 : 중간크기의 늙은 호박 ¼개의 껍질을 벗기고 속을 파낸 뒤 얄팍하고 잘게 썬다. 냄비에 밥 1공기, 물과 함께 호박을 넣고 한 소큼 끓인 다음 은근한 불에 밥이 퍼질 때까지 끓인다. 퍼진 밥과 호박을 믹서로 갈아 다시 냄비에 넣은 후 약한 불에 은근히 끓이다가 죽처럼 되면 불을 끄고 우유 1컵을 넣어 잘 저어낸다.
* 호박꿀단지 : 중간크기의 늙은 호박이나 큰 약호박의 꼭지부분을 칼로 떼 내고 씨앗을 파낸 후 꿀 1컵을 넣고 꼭지를 덮어 베를 깐 찜통에 넣어 2시간가량 찐다. 호박 꼭지부분이 완전히 함몰하면 속에 괸 물을 따라내 그릇에 담고 속을 파낸다. 물과 속을 먹는다. 단 호박을 쓰거나 꿀을 많이 넣으면 달아서 먹기 어렵다.
하루 세 톨만 먹으면 보약이 필요 없는, 밤
옛말에 ‘밤 세 톨만 먹으면 보약이 따로 없다.’고 했고, 영양상태가 좋은 아이에게 ‘토실 토실 밤 토실’이라고 표현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밤은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함유한 ‘천연 영양제’라고 할 수 있다. 9월 초순부터 10월께에 많이 수확하는 햇밤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 5대 영양소를 고루 갖춘 완전식품이다. 뿐만 아니라, 밤 100g에 들어있는 비타민 B1의 함량은 쌀의 4배나 되며 인체의 성장발육을 촉진하는 비타민D도 많이 들어 있어서 인체의 발육과 성장 촉진에도 좋다.
<동의보감〉에 ‘밤은 과일 중에 가장 유익한 과일로, 기를 도와주고 장과 위를 든든하게 하며 신기를 보하고 배고프지 않게 한다” 고 기록할 정도여서 예전에는 구황작물로 사용하기도 했고 관혼상제 등의 의례에 빠지지 않을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 한의학에서는 위장이 약하고, 신장이 허약한 사람, 또는 아이가 걷지 못하거나 식욕부진일 때 밤을 건강 회복식으로 처방했다. 지금도 민간요법에서는 소화기능이 약해서 묽은 변을 자주 보는 사람에게 찹쌀과 밤을 섞은 밤경단을 먹이는 방법이 전해지고 있다. 서양에서도 밤을 이용한 영양 디저트식이 많이 개발되어 있다. 밤은 껍질이 두껍고 전분이 영양분을 둘러싸고 있어 가열해도 영양 손실이 적은 장점이 있어서 겨울철 영양 간식 재료로 적합하다.
또한, 밤 속의 비타민C는 토마토와 맞먹을 만큼 풍부해서 과일과 야채가 귀했던 겨울철이면 밤은 비타민C의 중요한 공급원이 되어왔다. 대보름날 생밤을 오도독 씹어 먹고 부스럼이 나지 않기를 기원했던 풍습은 겨울동안 부족했던 영양분과 비타민 C를 보충하는 의미도 있었다고 보여진다. 생밤 10개를 먹으면 하루 비타민C 필요량을 모두 섭취할 수 있다. 비타민 C가 풍부한 덕분에 밤을 먹으면 피부미용, 피로회복, 감기예방 등에 효능이 있으며 당분에는 위장 기능을 강화하는 효소가 들어 있으며 성인병 예방과 신장 보호에도 효과가 있다. 배탈이 나거나 설사가 심할 때 군밤을 천천히 씹어 먹거나, 신장이 약한 사람은 생밤을 장기복용하면 효과가 있다. 또한, 비타민 C는 알코올의 산화를 도와주기 때문에 숙취를 예방해주므로 생밤은 술 안주로 훌륭한 재료다.
밤을 먹을 때 딱딱한 겉껍질을 벗겨내고, 부드러운 속껍질까지 벗기면 노란색을 띤 속살이 나오는데, 밤의 속살이 노란색을 띠는 것은 카로티노이드라는 색소 때문이다. 항산화 물질인 카로티노이드는 피부를 윤택하게 하고 노화를 저지시켜 주는 물질로 입증되고 있으므로 밤을 먹으면 젊어지고, 면역력을 높여 세균과 바이러스로부터 몸을 보호해 감기 예방 효과도 나타난다. 또한, 밤은 생활 속에서 구급약 역할도 한다. 차멀미가 심할 때 생밤을 씹어 먹으면 증상이 가라앉으며, 칼과 같은 날카로운 도구로 상처를 입거나 피부병, 혹은 벌레에게 물렸을 경우에는 생밤을 씹어서 상처에 붙이면 해독 작용을 한다. 밤에는 지혈 성분과 함께 독소를 완화시켜주는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밤을 말려서 약용으로 쓸 때는 건율(乾栗), 황률(黃栗)이라고 부르는데, 위장과 비장 그리고 신장을 튼튼하게 해주며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도울 뿐 아니라, 황률에 두충을 함께 넣고 달여 먹으면 훌륭한 정력제가 된다. 하혈이나 토혈을 할 때는 밤을 태워서 가루로 만들어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으며 배탈과 설사가 심할 경우에는 군밤을 먹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 밖에 산모의 모유분비가 신통치 않거나, 만성 기관지염을 앓고 있을 경우에 밤을 꾸준히 먹어주면 증상이 호전된다. 고운 피부를 갖고 싶은 여성들이라면 밤의 속껍질을 이용하라. 속껍질을 잘 말려서 곱게 가루낸 후에 꿀과 함께 섞어서 팩을 하듯 얼굴에 발라주면 노폐물 및 각질을 제거해 피부 결이 고와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밤을 먹는데 유의 할 점도 있다. 밤에는 전분이 많아서 그 열량이 생밤 100g당 162㎉에 이를 정도로 높아 군살이 찌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tip) 밤을 이용해서 직접 가을 보약 만들어보기
* 밤 영양밥 : 생밤은 10알을 껍질 벗겨 반으로 자르고 차조 1큰 술, 수수 2큰 술은 씻어서 건져놓는다. 인삼 한 뿌리는 깨끗이 씻어 동글납작하게 썬다. 찹쌀을 씻어 30분 정도 불려두었다가 체에 받혀 물기를 뺀다. 대추와 은행은 소량을 깨끗이 씻어 손질해 놓는다. 솥에 찹쌀을 앉히고 다른 재료를 넣은 후 밥물을 맞춰 밥을 짓는다.
- 정이안 (한의학 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몸에 좋은 색깔음식50> 저자)
가을에는 단풍으로 온 산이 울긋불긋하고 은행잎들로 거리가 노랗게 변한다. 인체는 소우주(小宇宙)여서 우리 몸도 가을에는 자연을 닮은 가을색깔의 음식을 원하게 마련이다. 가을에 먹으면 특히 보약이나 진배없는 음식 중에 노란색 음식의 대표격인 늙은 호박과 밤을 빼놓을 수 없다.
늙을수록 달콤한 가을보약, 늙은 호박
누렇게 익은 황금벌판, 노란 은행잎으로 가득한 거리, 이것이 가을의 색이다. 늙은 호박은 특히 누런빛을 띠고 있어 보기만 해도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고 풍요롭게 해주는 가을 채소다. 호박은 대개 여름에 많이 나오는데, 늙은 호박은 여름 내내 익어도 따지 않고 밭에서 그대로 익힌 것이다. 누런빛을 띄어서 꼭지가 마를 때까지 따지 않고 쨍쨍한 가을볕으로 호박의 영양분이 더 농익도록 기다렸다가 늦가을에 수확하게 되는 것이다. 옛날에는 동짓날 늙은 호박을 삶아 먹으면 1년 내내 무병하다 할 정도로 늙은 호박의 영양은 탁월하다. 그래서 어르신들은 '청둥호박'이라고 부르던 늙은 호박을 '가을 보약'이라고 했으며 민간요법으로도 다양하게 활용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늙은 호박(청둥호박)은 익을수록 껍질이 연초록색에서 누런색으로 변하는데, 누렇게 잘 익은 호박일수록 맛도 좋지만 몸에 좋은 성분도 많이 들어있다. 늙은 호박의 진한 노란빛은 Carotenoid 색소 때문인데, 체내에 흡수되면 몸에 좋은 베타카로틴이 된다. 베타카로틴은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되는 것을 막으면서 암세포의 증식을 늦추는 등 항암효과가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고, 최근 미 국립암연구소에서는 하루 반 컵 정도 늙은 호박을 꾸준히 섭취하면 폐암에 걸릴 확률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발표가 있기도 했으니, 늙은 호박을 그저 가을보약이라 부르는 것이 아님을 입증하는 셈이다. 베타카로틴은 기름에 녹는 성질인데다, 열을 가해도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호박에 콩기름이나 참기름, 들기름 등 식물성 기름을 살짝 곁들여 볶아 먹으면 더 좋고 호박도 맛이 좋아진다. 못생긴 여성을 호박에 비유하기도 하지만, 사실 호박만큼 다이어트와 피부미용에 도움이 되는 야채도 드물다.
호박은 쌀에 비해 열량이 10분의 1에 불과하고 노폐물 배출, 이뇨작용을 돕고 지방의 축적을 막아주기 때문에 다이어트 식품으로 가장 좋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는 비타민 E와 카로틴이 풍부해 고운 피부를 만드는 데도 그만이다. 옛날, 늙은 호박 속에 꿀을 넣고 쪄낸 것을 출산 후에 먹었던 것은 이런 이뇨작용을 이용해서 산모의 부기를 빼고, 출산 후에 부족한 영양분을 공급한다는 의미가 있었다. 호박은 늙을수록 당질의 함량이 늘어나는데, 호박의 당분은 소화 흡수가 잘되면서도 당뇨나 비만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당뇨환자나 환자의 회복식으로 추천할 만하다. 또한 위 점막을 보호하는 기능도 있어서 위장이 약한 사람, 위궤양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도 좋다. 호박에는 비타민 A, B2, C가 듬뿍 들어있으니, 호박을 먹으면 따로 비타민 제제를 챙겨먹지 않아도 될 정도다. 비타민이 풍부하기 때문에 감기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는데 특히 겨울감기에 “특효”다. 물론, 호박에는 비타민C를 파괴하는 아스코르비나제 효소가 있긴 하지만 열을 가하면 파괴되기 때문에 비타민C가 훼손되지 않는다.
또한 늙은 호박을 먹으면 잠이 잘 오는데, 그 이유는 신경 완화 작용을 하는 비타민 B12가 들어있기 때문이며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음식 재료로 추천할 만한 하다. 그리고 호박씨에는 간을 보호해주는 양질의 단백질이 들어있어 술안주로 알맞으며, 기침이 심할 때 호박씨를 구워서 꿀과 섞어 먹으면 효과가 있다. 호박은 남성에게도 더없이 좋은 식품이다. 호박의 셀레늄 성분은 정자의 생산성과 활동력을 증가시키고, 호박씨 기름의 스테롤은 전립선을 튼튼하게 해 초기 전립선 비대증에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tip) 늙은 호박을 이용해서 직접 가을 보약 만들어보기
*호박죽 : 중간크기의 늙은 호박 ¼개의 껍질을 벗기고 속을 파낸 뒤 얄팍하고 잘게 썬다. 냄비에 밥 1공기, 물과 함께 호박을 넣고 한 소큼 끓인 다음 은근한 불에 밥이 퍼질 때까지 끓인다. 퍼진 밥과 호박을 믹서로 갈아 다시 냄비에 넣은 후 약한 불에 은근히 끓이다가 죽처럼 되면 불을 끄고 우유 1컵을 넣어 잘 저어낸다.
* 호박꿀단지 : 중간크기의 늙은 호박이나 큰 약호박의 꼭지부분을 칼로 떼 내고 씨앗을 파낸 후 꿀 1컵을 넣고 꼭지를 덮어 베를 깐 찜통에 넣어 2시간가량 찐다. 호박 꼭지부분이 완전히 함몰하면 속에 괸 물을 따라내 그릇에 담고 속을 파낸다. 물과 속을 먹는다. 단 호박을 쓰거나 꿀을 많이 넣으면 달아서 먹기 어렵다.
하루 세 톨만 먹으면 보약이 필요 없는, 밤
옛말에 ‘밤 세 톨만 먹으면 보약이 따로 없다.’고 했고, 영양상태가 좋은 아이에게 ‘토실 토실 밤 토실’이라고 표현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밤은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함유한 ‘천연 영양제’라고 할 수 있다. 9월 초순부터 10월께에 많이 수확하는 햇밤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 5대 영양소를 고루 갖춘 완전식품이다. 뿐만 아니라, 밤 100g에 들어있는 비타민 B1의 함량은 쌀의 4배나 되며 인체의 성장발육을 촉진하는 비타민D도 많이 들어 있어서 인체의 발육과 성장 촉진에도 좋다.
<동의보감〉에 ‘밤은 과일 중에 가장 유익한 과일로, 기를 도와주고 장과 위를 든든하게 하며 신기를 보하고 배고프지 않게 한다” 고 기록할 정도여서 예전에는 구황작물로 사용하기도 했고 관혼상제 등의 의례에 빠지지 않을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 한의학에서는 위장이 약하고, 신장이 허약한 사람, 또는 아이가 걷지 못하거나 식욕부진일 때 밤을 건강 회복식으로 처방했다. 지금도 민간요법에서는 소화기능이 약해서 묽은 변을 자주 보는 사람에게 찹쌀과 밤을 섞은 밤경단을 먹이는 방법이 전해지고 있다. 서양에서도 밤을 이용한 영양 디저트식이 많이 개발되어 있다. 밤은 껍질이 두껍고 전분이 영양분을 둘러싸고 있어 가열해도 영양 손실이 적은 장점이 있어서 겨울철 영양 간식 재료로 적합하다.
또한, 밤 속의 비타민C는 토마토와 맞먹을 만큼 풍부해서 과일과 야채가 귀했던 겨울철이면 밤은 비타민C의 중요한 공급원이 되어왔다. 대보름날 생밤을 오도독 씹어 먹고 부스럼이 나지 않기를 기원했던 풍습은 겨울동안 부족했던 영양분과 비타민 C를 보충하는 의미도 있었다고 보여진다. 생밤 10개를 먹으면 하루 비타민C 필요량을 모두 섭취할 수 있다. 비타민 C가 풍부한 덕분에 밤을 먹으면 피부미용, 피로회복, 감기예방 등에 효능이 있으며 당분에는 위장 기능을 강화하는 효소가 들어 있으며 성인병 예방과 신장 보호에도 효과가 있다. 배탈이 나거나 설사가 심할 때 군밤을 천천히 씹어 먹거나, 신장이 약한 사람은 생밤을 장기복용하면 효과가 있다. 또한, 비타민 C는 알코올의 산화를 도와주기 때문에 숙취를 예방해주므로 생밤은 술 안주로 훌륭한 재료다.
밤을 먹을 때 딱딱한 겉껍질을 벗겨내고, 부드러운 속껍질까지 벗기면 노란색을 띤 속살이 나오는데, 밤의 속살이 노란색을 띠는 것은 카로티노이드라는 색소 때문이다. 항산화 물질인 카로티노이드는 피부를 윤택하게 하고 노화를 저지시켜 주는 물질로 입증되고 있으므로 밤을 먹으면 젊어지고, 면역력을 높여 세균과 바이러스로부터 몸을 보호해 감기 예방 효과도 나타난다. 또한, 밤은 생활 속에서 구급약 역할도 한다. 차멀미가 심할 때 생밤을 씹어 먹으면 증상이 가라앉으며, 칼과 같은 날카로운 도구로 상처를 입거나 피부병, 혹은 벌레에게 물렸을 경우에는 생밤을 씹어서 상처에 붙이면 해독 작용을 한다. 밤에는 지혈 성분과 함께 독소를 완화시켜주는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밤을 말려서 약용으로 쓸 때는 건율(乾栗), 황률(黃栗)이라고 부르는데, 위장과 비장 그리고 신장을 튼튼하게 해주며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도울 뿐 아니라, 황률에 두충을 함께 넣고 달여 먹으면 훌륭한 정력제가 된다. 하혈이나 토혈을 할 때는 밤을 태워서 가루로 만들어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으며 배탈과 설사가 심할 경우에는 군밤을 먹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 밖에 산모의 모유분비가 신통치 않거나, 만성 기관지염을 앓고 있을 경우에 밤을 꾸준히 먹어주면 증상이 호전된다. 고운 피부를 갖고 싶은 여성들이라면 밤의 속껍질을 이용하라. 속껍질을 잘 말려서 곱게 가루낸 후에 꿀과 함께 섞어서 팩을 하듯 얼굴에 발라주면 노폐물 및 각질을 제거해 피부 결이 고와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밤을 먹는데 유의 할 점도 있다. 밤에는 전분이 많아서 그 열량이 생밤 100g당 162㎉에 이를 정도로 높아 군살이 찌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tip) 밤을 이용해서 직접 가을 보약 만들어보기
* 밤 영양밥 : 생밤은 10알을 껍질 벗겨 반으로 자르고 차조 1큰 술, 수수 2큰 술은 씻어서 건져놓는다. 인삼 한 뿌리는 깨끗이 씻어 동글납작하게 썬다. 찹쌀을 씻어 30분 정도 불려두었다가 체에 받혀 물기를 뺀다. 대추와 은행은 소량을 깨끗이 씻어 손질해 놓는다. 솥에 찹쌀을 앉히고 다른 재료를 넣은 후 밥물을 맞춰 밥을 짓는다.
- 정이안 (한의학 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몸에 좋은 색깔음식50> 저자)
- 이전글[직장인 건강시리즈] 'Stress&Tea' 12.02.17
- 다음글마라토너에게 좋은 색깔음식들 12.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