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직장인 건강 시리즈] ' 보신탕 이야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정이안한의원 작성일12-02-17 11:56 조회3,196회본문
직장인 건강프로젝트
<보신탕 이야기>
여름철에 입맛을 잃고 원기가 떨어질 때 우리 조상들은 구육(狗肉; 개고기)을 먹고 기운을 얻었다. 개장, 개장국, 구장(狗醬), 지양탕(地羊湯)이라고도 부르는 보신탕은 개고기를 탕으로 요리한 것으로 주로 三伏을 전후하여 많이 찾는 전통음식이다. '복(伏)'자가 ‘사람 인(人)변’에 ‘개 견(犬)’자를 쓴 것도 참 재미있다. 복(伏)은 원래 중국의 속절(俗節 : 제삿날 이외에 철이 바뀔 때마다 사당이나 조상의 묘에 차례를 지내던 날)로 삼복 제사 때는 개를 잡아 성(城)의 사대문(四大門)에 달아매어 액과 재앙을 방지했다는 유래가 있는 것으로 보아서 삼복과 개의 연관성은 중국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측된다. 옛 선조들은 삼복에 '북놀이’라는 것을 했다. 북놀이란 탁족(濯足), 회음(會飮:모여서 술을 마심), 복달임을 말하는데, 이 중에서 복달임이란 더위를 물리친다는 뜻으로 개고기국을 끓여 먹는 풍습이다. 농가월령가의 8월령을 보면, 며느리가 친정으로 나들이 갈 때 ‘개잡아 삶아 건져 떡고리와 술병이라’고 했을 정도로 사돈집에 보내는 귀한 음식이며, 여름에는 개고기가 환영을 받았다고 한다.
개를 식용으로 먹은 것은 그 역사가 중국 고대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예기(禮記)’에는 천자(天子)가 개를 먹었고 종묘의 제사에도 올렸다는 기록이 있고, '음식지미방(飮食知味方)‘에는 개장, 개 순대, 개장찜, 누런 개 삶는 법, 개장 고는 법 등 다양한 개 요리법이 자세하게 기록 되 있으며, 조선시대 부녀자들의 생활 지침서였던 "규합총서"에는 ‘개의 피가 고기 맛을 돋운다, 날 차조기 잎을 개장국에 넣으면 개 냄새와 독을 없앤다, 개를 잡을 때는 매달아 죽여야 냄새를 없앤다’ 등등의 상세한 요리법까지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수백 년 전부터 개고기는 영양보충의 차원을 넘어서 ‘미식’의 단계로까지 발전했고, 개장국은 우리 민족이 건강식으로 오래전부터 널리 즐겨왔던 음식임을 알 수 있다. 중국에도 다양한 개요리가 전해져 오고 있어서 소금 간을 해서 삶은 코의 고기, 훈제한 혀, 채친 뺨고기, 굽고 양념한 턱고기, 구운 꼬리고기, 바나나와 함께 기름에 튀긴 간, 기름에 잰 염통, 또는 포를 뜬 것, 돼지기름으로 볶은 개의 곱창 등등 엄청나게 다양한 요리법이 전해지고 있다. 북한에서도 개고기는 '단고기'라고 해 인기가 꽤 높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개고기의 자세한 요리법까지 꿰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국내에서도 '개고기 마니아'들이 있을 만큼 그 인기는 대단하다. 연간 소비량이 돼지(83만톤) - 소(39만톤)- 닭(28만톤)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양(10톤)이라고 하니 말이다.
여름에 인체의 기(氣)는 양(陽)의 부위에 해당하는 위쪽, 피부 쪽으로 몰리게 되는 반면, 상대적으로 음(陰)에 해당하는 복부나 위장은 기가 허해지게 된다. 그래서 우리네 조상들이 복날 개고기를 먹어온 복절식(伏節食) 음식 문화는 땀으로 빠져나간 체내 수분을 보충하고, 영양분을 섭취하여 원기를 돋우는 삶의 지혜였다고 볼 수 있다.
개는 사냥을 잘 하는 전견(戰犬), 집을 지키고 잘 짖는 폐견(吠犬), 살이 찌고 둔해 식용으로 쓰는 식견(食犬) 으로 크게 3 종류로 나누는데, 식용으로 먹는 개는 식견을 쓰며, 특히 수컷이면서도 황견을 최상으로 친다. 그 성질은 따뜻한 약성을 지니며 비위를 보하고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며 기력을 돋아 주며, 아랫도리를 단단히 하여 따뜻한 기운을 늘 북돋아 주고 혈맥도 튼튼하게 해 준다. 뱃속이 냉해지기 쉬운 복날에 구탕(狗湯)을 먹는 것은 이처럼 걸 맞는 이치가 있기 때문이다.
“본초강목”에서는 “개고기는 성질이 따뜻하고, 오장의 기능을 편하게 하고 모든 피로와 부족 현상을 없애주고, 소화 기능을 좋게 할 뿐 아니라, 골수를 풍부히 하고,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한다‘ 고 적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누렁 개고기는 양기를 왕성하게 해주니 잘 양념을 하여 끓여서 공복에 먹으면 좋다.”고 적고 있다.
한방에서는 ‘의종손익(醫宗損益)’이라는 조선 의서에 ‘숙지황, 당귀, 천궁, 백작약, 향부자 등의 한약재와 황구 한 마리를 짓찧어 환을 빚어 만든 “사물황구환(四物黃狗丸)으로 여성 생리불순이나 남성 성기능 장애를 치료한다는 설명이 있으며, 다른 의서에도 한약 처방에 개고기를 첨가한 “구육탕(狗肉湯)”으로 질병을 치료한 기록이 있다. 실제로도 개고기는 성질이 더우며 달고 짠 맛이 나는 음식으로 고기가 부드럽고 소화흡수가 잘 되어 위장의 기능을 도와준다. 또 오장의 기능을 편안하게 하고 남성의 양기를 북돋우며 허리와 무릎을 튼튼하게 하고 골수를 충만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따뜻한 성질이 있어서 몸이 차거나 소화기능이 약한 경우, 또 수술 후 체력이 극도로 떨어진 경우에 매우 효과가 좋다. 여름철에 땀이 나며 탈진이 된 경우에도 먹으면 좋다. 특히 이러한 개고기는 소음인에게 좋다.
개고기는 다른 육류와 달리 몸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산이 많으며 콜레스테롤이 낮고, 돼지고기에 비해 지방 함유량이 5∼6배 정도 낮아 맛이 담백하고 소화가 잘되며, 아미노산 성분, 비타민 A·B 등이 풍부하다. 그러나 이런 성분이 항간에 강장음식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곧바로 정력을 높여주는 것은 아니다. 영양학적으로도 모든 고기는 똑같이 단백질인데, 개고기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와 비교할 때 오히려 단백질, 지방 함량과 열량 등이 가장 떨어지기 때문에 에너지원으로서 다른 고기에 비해 특별히 뛰어난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개고기도 다른 육류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영양 공급원이라고 여기면 된다. 만약 여름 내내 일주일에 두 세 번씩 보신탕을 먹는 사람이 있다면 아무리 개고기가 지방이 적고 콜레스테롤이 낮다고는 하지만 체내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질 수 있으니, 개고기는 세시풍속에 따른 별미(別味)로 생각하고 이따금 즐기는 수준이면 별 무리가 없겠다.
한편, 별미로 가끔이라도 개고기를 먹는 것이 해로운 사람이 있는데, 개고기는 더운 성질이 있는 육류기 때문에 열병을 앓은 후에는 먹지 말아야 하고, 임산부도 먹으면 안된다. 체질이 소양인인 사람도 개고기를 먹으면 열이 쌓여서 해로우며, 열성이 강한 마늘을 함께 먹는 것도 열을 가중시켜서 좋지 않다. 또한, 개고기를 먹고 체했을 때는 杏仁(살구씨)을 달여 먹는 것이 최고의 민간 처방이니 기억해 두면 도움이 되겠다.
- 정이안 (한의학 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 <샐러리맨 구출하기 > 저자)
<보신탕 이야기>
여름철에 입맛을 잃고 원기가 떨어질 때 우리 조상들은 구육(狗肉; 개고기)을 먹고 기운을 얻었다. 개장, 개장국, 구장(狗醬), 지양탕(地羊湯)이라고도 부르는 보신탕은 개고기를 탕으로 요리한 것으로 주로 三伏을 전후하여 많이 찾는 전통음식이다. '복(伏)'자가 ‘사람 인(人)변’에 ‘개 견(犬)’자를 쓴 것도 참 재미있다. 복(伏)은 원래 중국의 속절(俗節 : 제삿날 이외에 철이 바뀔 때마다 사당이나 조상의 묘에 차례를 지내던 날)로 삼복 제사 때는 개를 잡아 성(城)의 사대문(四大門)에 달아매어 액과 재앙을 방지했다는 유래가 있는 것으로 보아서 삼복과 개의 연관성은 중국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측된다. 옛 선조들은 삼복에 '북놀이’라는 것을 했다. 북놀이란 탁족(濯足), 회음(會飮:모여서 술을 마심), 복달임을 말하는데, 이 중에서 복달임이란 더위를 물리친다는 뜻으로 개고기국을 끓여 먹는 풍습이다. 농가월령가의 8월령을 보면, 며느리가 친정으로 나들이 갈 때 ‘개잡아 삶아 건져 떡고리와 술병이라’고 했을 정도로 사돈집에 보내는 귀한 음식이며, 여름에는 개고기가 환영을 받았다고 한다.
개를 식용으로 먹은 것은 그 역사가 중국 고대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예기(禮記)’에는 천자(天子)가 개를 먹었고 종묘의 제사에도 올렸다는 기록이 있고, '음식지미방(飮食知味方)‘에는 개장, 개 순대, 개장찜, 누런 개 삶는 법, 개장 고는 법 등 다양한 개 요리법이 자세하게 기록 되 있으며, 조선시대 부녀자들의 생활 지침서였던 "규합총서"에는 ‘개의 피가 고기 맛을 돋운다, 날 차조기 잎을 개장국에 넣으면 개 냄새와 독을 없앤다, 개를 잡을 때는 매달아 죽여야 냄새를 없앤다’ 등등의 상세한 요리법까지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수백 년 전부터 개고기는 영양보충의 차원을 넘어서 ‘미식’의 단계로까지 발전했고, 개장국은 우리 민족이 건강식으로 오래전부터 널리 즐겨왔던 음식임을 알 수 있다. 중국에도 다양한 개요리가 전해져 오고 있어서 소금 간을 해서 삶은 코의 고기, 훈제한 혀, 채친 뺨고기, 굽고 양념한 턱고기, 구운 꼬리고기, 바나나와 함께 기름에 튀긴 간, 기름에 잰 염통, 또는 포를 뜬 것, 돼지기름으로 볶은 개의 곱창 등등 엄청나게 다양한 요리법이 전해지고 있다. 북한에서도 개고기는 '단고기'라고 해 인기가 꽤 높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개고기의 자세한 요리법까지 꿰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국내에서도 '개고기 마니아'들이 있을 만큼 그 인기는 대단하다. 연간 소비량이 돼지(83만톤) - 소(39만톤)- 닭(28만톤)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양(10톤)이라고 하니 말이다.
여름에 인체의 기(氣)는 양(陽)의 부위에 해당하는 위쪽, 피부 쪽으로 몰리게 되는 반면, 상대적으로 음(陰)에 해당하는 복부나 위장은 기가 허해지게 된다. 그래서 우리네 조상들이 복날 개고기를 먹어온 복절식(伏節食) 음식 문화는 땀으로 빠져나간 체내 수분을 보충하고, 영양분을 섭취하여 원기를 돋우는 삶의 지혜였다고 볼 수 있다.
개는 사냥을 잘 하는 전견(戰犬), 집을 지키고 잘 짖는 폐견(吠犬), 살이 찌고 둔해 식용으로 쓰는 식견(食犬) 으로 크게 3 종류로 나누는데, 식용으로 먹는 개는 식견을 쓰며, 특히 수컷이면서도 황견을 최상으로 친다. 그 성질은 따뜻한 약성을 지니며 비위를 보하고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며 기력을 돋아 주며, 아랫도리를 단단히 하여 따뜻한 기운을 늘 북돋아 주고 혈맥도 튼튼하게 해 준다. 뱃속이 냉해지기 쉬운 복날에 구탕(狗湯)을 먹는 것은 이처럼 걸 맞는 이치가 있기 때문이다.
“본초강목”에서는 “개고기는 성질이 따뜻하고, 오장의 기능을 편하게 하고 모든 피로와 부족 현상을 없애주고, 소화 기능을 좋게 할 뿐 아니라, 골수를 풍부히 하고,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한다‘ 고 적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누렁 개고기는 양기를 왕성하게 해주니 잘 양념을 하여 끓여서 공복에 먹으면 좋다.”고 적고 있다.
한방에서는 ‘의종손익(醫宗損益)’이라는 조선 의서에 ‘숙지황, 당귀, 천궁, 백작약, 향부자 등의 한약재와 황구 한 마리를 짓찧어 환을 빚어 만든 “사물황구환(四物黃狗丸)으로 여성 생리불순이나 남성 성기능 장애를 치료한다는 설명이 있으며, 다른 의서에도 한약 처방에 개고기를 첨가한 “구육탕(狗肉湯)”으로 질병을 치료한 기록이 있다. 실제로도 개고기는 성질이 더우며 달고 짠 맛이 나는 음식으로 고기가 부드럽고 소화흡수가 잘 되어 위장의 기능을 도와준다. 또 오장의 기능을 편안하게 하고 남성의 양기를 북돋우며 허리와 무릎을 튼튼하게 하고 골수를 충만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따뜻한 성질이 있어서 몸이 차거나 소화기능이 약한 경우, 또 수술 후 체력이 극도로 떨어진 경우에 매우 효과가 좋다. 여름철에 땀이 나며 탈진이 된 경우에도 먹으면 좋다. 특히 이러한 개고기는 소음인에게 좋다.
개고기는 다른 육류와 달리 몸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산이 많으며 콜레스테롤이 낮고, 돼지고기에 비해 지방 함유량이 5∼6배 정도 낮아 맛이 담백하고 소화가 잘되며, 아미노산 성분, 비타민 A·B 등이 풍부하다. 그러나 이런 성분이 항간에 강장음식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곧바로 정력을 높여주는 것은 아니다. 영양학적으로도 모든 고기는 똑같이 단백질인데, 개고기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와 비교할 때 오히려 단백질, 지방 함량과 열량 등이 가장 떨어지기 때문에 에너지원으로서 다른 고기에 비해 특별히 뛰어난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개고기도 다른 육류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영양 공급원이라고 여기면 된다. 만약 여름 내내 일주일에 두 세 번씩 보신탕을 먹는 사람이 있다면 아무리 개고기가 지방이 적고 콜레스테롤이 낮다고는 하지만 체내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질 수 있으니, 개고기는 세시풍속에 따른 별미(別味)로 생각하고 이따금 즐기는 수준이면 별 무리가 없겠다.
한편, 별미로 가끔이라도 개고기를 먹는 것이 해로운 사람이 있는데, 개고기는 더운 성질이 있는 육류기 때문에 열병을 앓은 후에는 먹지 말아야 하고, 임산부도 먹으면 안된다. 체질이 소양인인 사람도 개고기를 먹으면 열이 쌓여서 해로우며, 열성이 강한 마늘을 함께 먹는 것도 열을 가중시켜서 좋지 않다. 또한, 개고기를 먹고 체했을 때는 杏仁(살구씨)을 달여 먹는 것이 최고의 민간 처방이니 기억해 두면 도움이 되겠다.
- 정이안 (한의학 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 <샐러리맨 구출하기 > 저자)
- 이전글<인터뷰> 무더위 이기는 여름 먹거리 12.02.17
- 다음글[직장인 건강시리즈] 'Stress&Tea' 12.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