成均館 儒道會 발행 <儒林春秋> 2002년 3,4월호

발암물질이자 습관성 중독 물질인 담배

...담배 속에 들어있는 많은 물질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세 가지를 들어보자면 타르, 일산화탄소, 니코틴을 꼽습니다. 도대체 이것이 무슨 물질이기에 몸에 그토록 나쁘다고 할까 궁금해하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정체를 밝혀볼까 합니다.

....타르는 담배 연기를 입에 넣었다가 내뿜을 때 생기는 물질로 ‘담배진’이라고도 부르는 A급 발암물질이며 담배의 독특한 맛은 타르에서 오는 것입니다. 어떤 식물이든 불에 태우면 타르가 생기게 되는데, 수천 종의 독성화학 물질이 이 속에 들어 있습니다. 담배가 우리 건강에 주는 해독의 대부분은 바로 이 타르를 두고 하는 말이라고 해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입니다. 타르는 그 자체로도 맹독성이 있어서 적은 양으로도 작은 동물이나 곤충을 죽일 수 있기 때문에 예전에는 담배 꽁초를 모아 화장실에 구더기가 드는 것을 막는 데에도 사용했었고 산에서 뱀을 퇴치하는 데에도 이용했을 정도입니다. 한 사람이 하루 한 갑씩 담배를 피울 때 1년간 모이는 타르의 양은 보통 유리컵 하나에 꽉 찰 정도로 많습니다.

....일산화탄소는 예전에 연탄을 연료로 사용하던 때에 연탄가스 중독으로 잘 알려진 물질로 뇌에 산소를 공급하는 것을 방해합니다. 담배 연기가 가득한 방에 오래 있으면 머리가 아프고 정신이 멍해지는 것은 바로 이 일산화탄소 때문입니다. 담배를 피우고 그 담배연기를 맡으며 실내에 있는 것은 일산화탄소를 입에 대고 마시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니코틴은 담배의 습관성 중독을 일으키는 <마약성> 물질로 아편과 거의 같은 수준의 습관성 중독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담배 한 개피에는 약 1 mg의 니코틴이 함유 되 있고 한꺼번에 40 mg을 사람이 먹으면 치사량이 됩니다. 담배를 일단 피우기 시작하면 매 30~40분에 한 대씩 피워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담배 속에 있는 니코틴 때문인데 이 니코틴은 사람의 신경을 흥분시켜 쾌감을 얻게 하고 각성효과를 일으키고 맥박을 빠르게 하고 혈압을 높이고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말초 순환을 방해합니다. 담배 연기를 한번 들이마셔서 니코틴이 뇌까지 도달하는데는 3~4초밖에 걸리지 않지만 이렇게 흡입된 니코틴이 몸밖으로 완전히 배출되는데는 3일이 걸립니다.

....위의 세 가지 성분 외에도 페인트 제거제인 아세톤, 최루탄 재료로 사용하는 포름 알데히드, 방부제의 일종인 나프티라민, 밧데리 재료로 사용하는 카드뮴, 자동차 배기가스 중 독성가스로 알려진 카본 모노사이드, 독극물로 잘 알려진 청산가리, 살충제 원료인 디디티, 농약 재료인 비소.... 등등이 들어있으니, 이렇게 담배 속을 들여다보면 세상에 알려져 있는 유명한 독극물과 살충제, 발암물질 등의 집합소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흡연으로 심리적 안정을 찾는 것은 마약 흡입과 같은 원리

....흡연을 하면 몸에는 해로울지 몰라도 마음을 안정시키기 때문에 정신 건강에는 도움이 된다고 알고 계신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러나 흡연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느끼게 되는 것은 니코틴의 습관성 중독현상 때문이지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기 때문은 아닙니다. 흡연자들은 니코틴에 중독이 되어 있는 상태이며 혈중 니코틴 농도가 떨어지면 금단 현상 때문에 담배를 다시 피워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 됩니다. 흡연자가 일정 시간마다 한번씩 담배를 피워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와 같이 니코틴 의존증이 생겨있기 때문입니다. 즉, 흡연을 함으로써 마음이 평안해지고 안정감을 느끼는 이유는 마약을 흡입하게 되는 원리와 같습니다.


담배 끊기 어려운 이유는 중독성 때문

....흡연자는 담배를 피운 지 3년이 지나면 마약(麻藥)처럼 니코틴 중독성이 생깁니다. 니코틴 은 모르핀이나 필로폰보다는 중독성이 약하지만 코카인이나 마리화나보다는 훨씬 강합니다. 알코올 중독처럼 흡연자에게도 ‘니코틴 중독’이라는 진단명이 붙는 것도 바로 이와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니코틴 의존도가 7점 이상(10점 만점)인 흡연자는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담배를 끊을 수가 없으며 전문의의 관리와 약물(藥物) 등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 이 외에도 습관적으로 허전함을 견디지 못해 끊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금연했을 때 나타나는 금단(禁斷)증상도 담배를 끊지 못하는 큰 요인이 됩니다.

암에 노출되어 있는 장기 흡연자들

....현재 우리 인류에게 발생하는 암 중 30～40%는 담배로 인한 암입니다.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담배 속에는 적어도 20여종의 A급 발암물질이 함유되어 있으며, 이러한 발암물질들의 축적으로 담배를 장기간 지속적으로 피우면 암의 종류에 따라 다르나 암의 발생확률이 크게 높아지게 됩니다. 특히 담배 연기가 직접 닿는 구강, 호흡기계 암으로부터 시작해서 소화기, 순화기 암까지 거의 모든 암이 흡연과 깊이 관계되어 있습니다.
....호흡기계는 담배 연기가 직접 닿는 기관이니 만큼 질병이 쉽게 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담배를 오래 피운 사람은 기관지 벽이 두꺼워지게 되고 가래를 내뱉는 능력이 줄어들어 폐포 속에서 그르렁거리는 가래 소리가 나게 되며 만성 기관지염이나 천식의 중요한 원인을 제공하게 됩니다.
...흡연은 심장에도 영향을 주어 심장 근육에 필요한 산소 공급량이 줄어들어 심장 마비의 확률이 엄청나게 커집니다.
....또한 위산 분비가 많아져서 소화기 계통에 궤양이 잘 생기며 궤양을 치료하더라도 비흡연자에 비해 궤양이 낫는 속도도 늦습니다. 또한, 복통과 설사를 일으키는 크론씨병(Crohn's disease)에 걸릴 위험도 증가합니다. .


알고 보면 금연 방법은 많아

....본인의 의지만으로도 충분히 금연에 성공할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사람은 금연을 도와주는 보조 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우선, 금연보조제(금연초를 포함한 담배 대신 피우는 모든 보조제를 포함)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일정한 량의 니코틴이 들어있는 담배 대신 이들 금연 보조제를 피우게 되면 조절된 니코틴을 단계별로 우리 몸에 제공할 수 있으므로 점차적으로 니코틴 의존도를 낮출 수 있어 금단증상이나 흡연에 대한 갈망이 덜하게 되고 금연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평소의 흡연량, 흡연습관 등에 따라 니코틴 중독 정도가 개인마다 다르므로 자신에게 적합한 양의 니코틴이 들어있는 제품을 선택해야 합니다. 중독이 심할 경우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으며 본인이 금연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니코틴 패취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는 피부에 니코틴을 공급해주는 패취를 붙임으로서 피부를 통해 니코틴을 체내에 흡수시키는 것으로 여러 용량의 니코틴을 함유한 제품을 자신의 흡연량, 흡연습관 등에 따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표시된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해야 하며 피부 염증, 심장박동 증가, 수면장애, 두통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심혈관계질환, 위궤양, 당뇨병 등의 질환이 있거나 다른 약을 복용 중인 사람은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니코틴 껌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는 껌을 씹어 입 속의 점막을 통해 니코틴을 체내로 흡수하는 것으로 표시된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해야 합니다. 니코틴이 흡수되는 것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커피, 쥬스, 탄산음료 등은 니코틴 껌 제품을 사용할 때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극감, 메스꺼움, 심장 박동 증가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금연침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는데 금연하고자 하는 본인의 의지는 강하지만 금단 현상이 너무 심해서 자의적으로 금연하기가 두려운 사람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이며 부작용 없이 금연을 할 수 있고 금연 후 금단 현상도 현저히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되겠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 총 6~ 8회 이침(耳針)을 맞는 것인데 처음 3~4회 맞는 동안 60%가 금연에 성공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금연에 성공한 후 3~4회를 더 맞으면 금단 증상까지 극복할 수 있습니다. 환자 혼자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한의사의 관리하에 체계적으로 끊을 수 있으므로 권할 만한 방법이라고 하겠습니다.

금연 후 시간에 따라 이런 반응이 나타나

....금연 후 6시간에는 맥박과 혈압이 낮아지기 시작하고 한달 정도 지나면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24시간이 지나면 일산화탄소가 몸 밖으로 배출되고 폐기능이 향상됩니다. 48시간이 지나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몸과 옷에서 나던 담배 냄새가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1주일이 지나면 폐 속에 누적된 점액(가래)이 묽어지고 몇 주 동안 기침을 통해 가래가 몸밖으로 빠져나갑니다. 3주가 지나면 폐 기능이 훨씬 좋아지고 운동하기 쉬워집니다. 2개월이 지나면 사지로 전달되는 혈액 흐름이 좋아져서 보다 많은 활력과 자신감과 보람감을 느끼게 됩니다.

....3개월이 지나면 폐의 자체 정화기능이 완전히 정상화되고 남자의 경우 정자의 수도 증가합니다. 1년이 지나면 심장마비로 갑작스러운 죽음을 당할 위험이 흡연자의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고, 5년이 지나면 심장마비로 갑작스러운 죽음을 당할 위험이 비흡연자와 거의 같아집니다. 10년이 지나면 비흡연자인 사람의 신체와 비슷한 상태까지 회복됩니다.

금연 후 시간 경과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들

....금단 증상은 혈중 니코틴 양이 줄어들면서 자율신경 및 내분비 계통에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발생하는데 증상을 예로 들면 불쾌감, 우울감, 불면, 초조감, 욕구불만, 노여움, 불안, 집중 곤란, 식욕항진, 기침, 두통 등입니다.

....금연 후 2~3일간은 지속적으로 현기증이 나타나는데 이는 그동안 부족했던 산소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또한 혈압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두통이 생깁니다. 3~4일간은 소화기 계통이 적응하는 기간으로 소화가 안되고 메스껍고 설사가 생기기도 합니다. 1주 동안은 목에서 가래가 많이 올라오고 기침이 잦아지는데 이는 타르나 불순물이 제거되는 현상으로 좋은 반응입니다. 또한 2 주 가량의 기간동안은 가려움, 근육통, 땀흘림, 오한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는 수축된 혈관 등의 순환기 계통이 원래대로 돌아오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위의 증상들은 니코틴 의존도가 높을수록 많은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며 사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만, 금연 이후 신체가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호전현상입니다.

금단 증상은 이렇게 완화시켜야..

....두통이 있으면 목욕, 명상, 따뜻한 물수건으로 목 뒤 찜질하는 것이 좋고, 밤에 잠이 오질 않으면 취침 전 온수에 발을 담그고 20분 정도 휴식한 후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고 커피, 홍차같은 카페인 함유 음료는 금단 현상과 관련된 초조감을 증폭시킬 수 있으므로 금물입니다. 갈증, 목, 잇몸, 혀 등의 통증이 있을 시에는 얼음물, 과일 쥬스, 껌을 씹는 것이 도움이 되며, 변비가 생길 때에는 식사할 때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고 하루 8~10잔 이상의 물을 마셔야 합니다. 쉽게 피로를 느낀다면 틈틈이 휴식을 취하고 산책을 즐기는 것이 좋으며, 공복감이 심할 때에는 물, 저 칼로리 음료, 저지방, 저 칼로리 스낵을 섭취하십시오. 긴장되고 신경이 예민해진다면 전신안마, 찜질, 산책, 목욕이 도움이 되며, 헛기침, 마른 기침이 자꾸 발생할 때에는 더운 증기 목욕탕에서 30분 정도 휴식하거나 농도가 약한 따뜻한 녹차나 저카페인 음료를 마시거나 무가당 사탕을 먹는 것이 좋으며 목 안에 생기는 가래는 뱉어내도록 하십시오.

....위와 같은 금단증상은 개인차가 있으며 빠른 사람은 금연 후 수 시간부터 시작됩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금연 후 3일경부터 가장 힘들어지며, 4일 째 되는 날부터는 조금씩 수월해지기 시작합니다. 80%이상의 사람은 5일정도 지나면 금단 증상으로부터 해방됩니다.

진료실에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금연 희망 환자들

....한방에서 하고 있는 금연 프로그램으로 고맙게도 ‘금연침(禁煙針)’이라는 좋은 치료방법이 있어서 금연을 하고자 하는 사람을 많이 만나고 있습니다. 담배를 끊고자 하는 이유 중 가장 자주 접하게 되는 것은 건강에 문제가 생긴 이후에 병세에 좋지 않을 것 같아 끊으려고 결심했다는 것인데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이전에 예방 의학적인 목적으로 미리 금연을 했더라면 과연 건강을 쉽게 잃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생기는 것은 환자나 의사나 매 한가지 일 것입니다. 금연침을 맞더라도 금연에 실패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인데,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가족들의 권유로 할 수 없이 내원 했거나 오가다가 호기심에 그냥 한번 침을 맞는 경우는 본인의 금연 의지가 확실치 않아서 인지 실패하는 확률이 높았습니다.

....중학생부터 90세 노인까지 금연을 희망하는 환자들을 보아오면서 시작은 쉬워도 끝내기는 어려운 것이 흡연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솔직히 하게 되었고, 금연에 성공하고 금연 후 한참만에 다른 건강의 문제를 가지고 내원 했을 때도 여전히 금연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많은 환자들을 접하면서 힘든 금연 과정이었지만 그때 결심해서 끊기를 잘하셨지요? 질문하면 모두가 수긍을 하는 것을 보고 보람을 느끼기도 합니다.

....아무쪼록 장황하게 설명된 이 글이 흡연자 분께는 습관적으로 입에 물게 되는 담배가 얼마나 몸을 해치고 있는지 새삼 알게 되고 아울러 금연을 결심하는데 다소간의 도움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