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분노가 통증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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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이안한의원 작성일26-03-25 11:08 조회43회본문
[정이안의 건강노트] 분노가 통증을 만든다
주간한국 2025.05.23
분노가 통증을 만든다
우리는 누구나 분노를 느껴본 경험이 있습니다. 짜증, 억울함, 불공정함에 대한 반응으로 터져 나오는 이 감정은 우리가 위협에 대응하는 방식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분노가 반복되거나 누적되면, 단순한 감정을 넘어서 신체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오래전부터 의학계에서는 “분노와 통증”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차원이 아니라, 만성 통증, 두통, 근육통, 복통, 그리고 섬유근육통, 원인모를 온몸의 통증들까지도 분노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 말입니다.
내 뜻대로 되지 않음에 대한 불만
분노의 핵심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 대한 불만과 좌절감’입니다. 심리학적으로는 ‘통제 상실감(loss of control)’ 또는 ‘기대와 현실 사이의 괴리’ 라고도 부릅니다. 기대를 했으나 상황이 뜻대로 풀리지 않거나 누군가가 내 의도를 방해하거나 했을 때, 불안과 분노가 동시에 올라옵니다. 기대한 만큼 일이 안 풀리면 뇌 편도체가 자극되면서 ‘분노’라는 감정으로 바뀌는 것이지요. 그리고 분노의 밑바닥에는 두려움, 상처, 무력감, 슬픔, 불안 같은 감정이 깔려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분노를 ‘간기울결(肝氣鬱結)’로 설명합니다.
‘기(氣)’가 자신의 뜻대로 흐르지 못하고 ‘막히거나 억눌릴 때’ 나타나는 반응이 라는 의미입니다.
분노와 통증의 관계
분노는 감정을 빠르게 담당하는 경보센터인 뇌 편도체를 활성화시켜 화, 분노, 공포 같은 강한 감정을 끌어올립니다. 마치 화재경보기가 울리듯이 이 편도체는 위기 상황을 뇌와 몸 전체에 알리기 시작합니다. 또한 분노는 뇌 시상하부를 자극해서 자율신경계 특히 교감신경계를 항진시켜 온 몸을 긴장시키도록 즉시 명령을 내립니다. 우리 몸이 ‘싸울 준비’를 하도록 명령을 내리는 것이지요. 호랑이에게 쫒길 때 몸에 나타나는 반응이 바로, 분노할 때 몸에 나타납니다.
근육이 긴장되어 목, 어깨, 허리 등의 근육통이 생기게 됩니다. 혈류 순환에 장애가 생겨 말초혈관이 수축되고 산소 부족으로 통증이 생깁니다. 소화기계 운동능력이 떨어져서 소화장애, 복통, 과민성대장증후군 등의 증상이 생깁니다. 통증의 민감도가 증가해서 통증의 역치가 낮아집니다. Harvard Medical School에서는 분노를 자주 느끼는 사람일수록 근육통, 두통, 위장장애의 빈도가 유의하게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만성 통증으로 발전
분노의 순간에는 몸 속에서 호르몬도 대량 방출됩니다. 아드레날린이 즉각 반응해서 심장은 점점 더 빨리 뛰고 혈당이 올라가고 호흡이 빨라지고 에너지도 폭발합니다. 코르티솔은 몸을 더 긴장하게 만들고 당을 계속 만들어 에너지 공급을 늘리고 면역기능이 떨어집니다. 분노했을 때 나오는 이런 호르몬들이 자주, 계속 나오면 신체는 통증에 더 민감해지고 만성 염증, 만성 통증, 면역력이 저하되는 결과가 생깁니다. 그래서 장기적인 분노는 통증을 알아차리는 느낌과 신체 반응을 뇌에 더 쉽게 기억하도록 뇌 회로를 재구성합니다. 결국 단순한 통증이 차차 만성화되어가는 것입니다.
자율신경회복
온몸의 원인모를 통증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몇가지 구체적인 방법들이 도움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통증의 원인이 분노 감정 때문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하고, 치료 또한 단순히 통증 제어에 중점을 둘 것이 아니라, 심리적 접근 그리고 자율신경계 균형회복이 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치료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4초 들이마시고 6초 내쉬는 복식호흡을 반복하거나, 화가 난 상황과 감정 상태를 글로 기록해두거나,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 호르몬을 배출하고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시키거나, 심리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됩니다.
그리고 한의 치료로 ‘수승화강(水升火降: 찬 기운은 위로, 따뜻한 기운은 아래로 내려가는 신체 순환상태)’을 돕는 한약 처방과 약침 치료를 꾸준히 받던가 하는 적극적인 자율신경 치료도 물론 필요합니다.
마음의 불꽃이 몸을 태워
분노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신체를 실제로 변화시키는 힘을 가진 자극입니다. 특히 자율신경계를 흥분시키고 통증 민감도를 높여 만성 통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어서, 분노가 많은 삶은 통증도 많은 삶일 수 있겠다 싶습니다. 그래서 분노를 조절하는 일은 단순히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아니라, ‘통증을 다스리는 치료’로 인식되어야 합니다. 몸의 통증이 감정의 외침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내면의 평화를 회복해가는 것이 건강한 삶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글쓴이
정이안원장-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안티에이징 시크릿 - 자율신경건강법, 마흔 달라진 몸을 되돌릴때, 생활 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 외에도 다수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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