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에 치료받으러 오는 사람 중 어떤 이는 침 치료보다는 반드시 <부항>을 함께 시술 받기를 원하며 혹자는 침 치료는 말고 부항만 시술 받기를 원하는 경우까지도 있습니다. < 죽은피 >를 뽑아내야 기분이 상쾌하고 빨리 낫는다는 나름대로의 생각, 그리고 주위의 권유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부항요법이 과연 어떤 때 효과가 있고 왜 효과가 나는 것인지를 제대로 알게 된다면 한의사에게 부항만을 시술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는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부항요법이란 피부 위에 컵(유리, 플라스틱 혹은 사기로 만든 컵)을 엎어놓고 컵 안과 바깥의 압력차이를 이용해서 피부 위에 컵을 붙여 피부 안에 있던 Gas 또는 혈액을 컵 안으로 빨아 당기는 행위를 말합니다. 건식 부항은 이 때에 피부 위에 아무런 시술도 하지 않고 컵만 붙이는 방법으로 컵 속에 들어간 피부가 압력에 위해 당겨지면서 땀구멍을 통해 피부 속의 Gas가 바깥으로 빠져 나오게 되며 컵을 피부 위에서 제거한 후에는 동그랗고 빨갛게 컵을 댔던 자국이 납니다. 일본에서는 이를 Negative theraphy 라고 하여 한때 연구가 많이 되었던 방법입니다.

건식 부항을 통해 기대되는 효과는 위와 같은 가스 교류를 통해 체내 대사 기능이 활발해진다는 점입니다. 건식 부항의 장점은 시술 받는 입장에서 통증없이 그리고 간단히 받을 수 있다는 것이며 쉽게 시술 받을 수 있으면서도 시술 후에는 몸이 가뿐하면서 상쾌한 기분을 곧장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효과도 좋다는 점입니다.

습식 부항은 건식 부항과 거의 방법은 같으나 부항을 시술하기 전에 피부에 瀉血(굵은 침을 이용하여 피부에 상처를 내어 소량의 피를 배출하는 의료 행위)을 실시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건식 부항으로 얻을 수 있는 피부의 가스 교환 효과 뿐 아니라 瀉血을 통해 울체 되었던 기혈의 순행을 도와주므로써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러한 부항 요법은 침을 놓는 것과 같은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쉽게 시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이러한 장점 때문에 무자격자들이 한사람에게 10-20 군데씩 습식 부항을 무리하게 실시하는 예가 많이 있어 왔습니다. 그러나 부항을 시술하는 경우에도 환자의 기운과 나이, 그리고 혈압 등등을 모두 고려해서 부항 컵의 개수와 크기, 세기 등을 조절해야 하므로 함부로 아무 곳에서나 받아도 되는 시술 방법은 절대 아니며, 위생관리가 철저하지 못한 상황에서의 부항 시술은 오히려 감염 질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부항이 좋은 치료 방법 중에 하나임에는 틀림없지만 한의학에서 사용하고 있는 수많은 치료법 중 하나이므로 치료를 일임한 한의사의 치료 방법을 신뢰하고 따르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