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다한증, 땀의 문제 아니라 자율신경이 문제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정이안한의원 작성일20-10-15 11:23 조회1,441회본문
[정이안의 건강노트] 다한증, 땀의 문제 아니라 자율신경이 문제
주간한국 2019. 12. 17
-------------------
B씨는 늘 손이 축축하게 젖어 있어서 종이에 글씨를 쓰면 종이가 젖어 당황스럽다. 무엇보다도 악수를 하는 일은 가장 곤혹스러운 일이어서 악수해야 하는 상황을 피해서 다닌다. 조금만 긴장하면 양 손에서 뚝뚝 땀이 떨어지는 증상 때문에 대인기피증까지 생겼다. 병원에서는 ‘다한증’이라며 교감신경절제술 수술을 권했지만,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K씨는 머리와 얼굴에서 땀이 심하게 나서 종일 타월로 닦고 앉아 있어야 할 정도다. 뜨거운 국물 있는 음식을 먹으려고 하면 땀부터 흘러내려, 뜨거운 음식을 먹지 못한다. 땀이 흐르지 않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하고 백방으로 알아본 K씨는 ‘국소 다한증’ 진단을 받았다.
땀은 체온을 유지하는 자동 제어 장치다. 우리 몸의 냉각장치 역할을 하는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될 생리 작용이 바로 땀을 흘리는 일이다. 보통 37℃를 유지하는 체온은 이보다 올라가면 뇌의 명령에 의해 자동적으로 땀을 분비해서 열을 내보내면서 몸속의 노폐물도 함께 배출하게 되는 것이다.
다한증은 자동으로 땀을 분비하는 에크린 땀샘의 신경전달이 과민하게 반응해서 땀을 많이 분비하게 되는 것으로 자율신경의 이상으로 일어나는 증상이다. 땀으로 인해 느끼는 불편의 정도가 중요한 진단 기준이 되는데,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거나, 일상생활을 하기 힘든 정도의 땀 분비가 있다면 다한증으로 간주한다.
땀이 과도하게 많이 흐르는 증상은 외형적으로 축축한 손과 발만의 문제가 아니고, 대인관계를 악화시키고 정신적으로도 위축시키기도 한다. 그리고 땀과 함께 수분은 물론이고, 마그네슘, 염분, 지방산, 철 등의 성분들이 함께 빠져나가기 때문에 건강 전반에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다한증은 과도하게 땀이 분비되는 부위에 따라 국소적 또는 전신적 다한증으로 구분한다. 국소적 다한증은 신체 일부분 즉, 손바닥, 발바닥, 팔다리 접히는 부분, 겨드랑이, 서혜부, 회음부, 두피, 얼굴, 코끝 등에 주로 나타난다. 전신적 다한증은 말 그대로 전신에서 땀이 과하게 분비되는 증상인데, 결핵이나 갑상선 기능이상, 당뇨, 임신, 폐경 등과 같이 호르몬에 이상이 있을 때, 또는 파킨슨병이나 척추손상, 뇌혈관질환, 백혈병, 신장암, 갈색세포종, 뇌하수체 항진증 등으로 인해 2차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질병에 의해 2차적으로 나타나는 다한증은 그 질병의 호전과 악화에 따라 다한증의 상태도 변화가 있기 쉬우며, 그 질병이 치료되는 만큼 다한증도 호전된다. 그러나 별다른 질병이나 원인이 없는 다한증의 경우는 많이 움직였다거나 더워서 나는 땀이 아니라, 정신적인 긴장 상태만으로 땀 분비가 비정상적으로 발생하는데, 이 경우는 자율신경의 과민 반응으로 인한 결과이기 때문에 자율신경의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 치료의 관건이다.
국소 다한증의 경우 병원에서는 교감신경절제술을 권하고 있지만, 다른 부부위에 땀이 나는 보상성 다한증을 초래하기가 쉬워 수술을 받는 것이 최종 선택인 것도 아닌 셈이다.
한의에서는 심신을 편안하게 하며, 기혈순환을 돕는 한약으로 교감신경의 과도한 긴장을 풀어주는 처방을 한다. 그리고 자율신경 기능의 회복을 돕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며 면역을 보충하는 효능이 있는 약침을 주기적으로 시술하여 자율신경 밸런스를 맞추는 치료도 병행한다. 침, 뜸 치료를 통해서 기혈순환의 개선과 다양한 심신의 부조화를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는 치료도 물론 병행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다한증 때문에 정신적으로 위축되고 자신감이 떨어져 있는 자신을 위해 심신을 평안히 유지할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이나 마음 편안한 인간관계를 만들어두는 것이 필요하다.
<다한증을 예방^치료하는 생활수칙과 음식 >
첫째, 천연섬유 의류를 선택한다.
땀에 젖은 피부는 땀구멍에서 노폐물이 쌓이기 쉽고, 세균에 대한 저항력도 저하되기 마련이다. 평소 땀 흡수가 빠르고 통풍이 잘되는 면 종류 또는 천연섬유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둘째, 녹차 물로 땀 많은 피부를 자주 닦아준다.
녹차에는 레몬보다 5~8배나 많은 비타민 C와 다량의 토코페롤이 함유되어 있어서 녹차 물로 피부를 닦아주면 되는데, 녹차의 탄닌 성분은 수렴효과가 있고, 카테킨 성분은 살균효과가 있어 염증을 제거하고 땀을 덜 나게 하며,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피부에 스며들어 냄새를 없애주고 피부 탄력을 높여주므로 유난히 땀이 많고 암내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
--------------------
글쓴이 정이안 원장 - 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생활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직장인건강 한방에 답이있다, 몸에좋은 색깔음식 50 등 다수의 책을 썼다.
- 이전글주간한국 2019. 12. 24 20.10.15
- 다음글만성피로증후군, 규칙적인 생활리듬을 찾아라 20.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