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왕짜증 엄마, 가족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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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이안한의원 작성일20-10-16 20:21 조회1,334회본문
[정이안의 건강노트] 왕짜증 엄마, 가족도 힘들다
주간한국 2020.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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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K씨 (40세)는 사소한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나고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지면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울렁거리고 갑자기 분노가 치밀어 올라 가족들에게 짜증과 분노를 표현하는 날이 늘었다. 그런데 별나고 예민한 성격 때문이라고 아내 탓만 하는 남편 때문에 가슴이 더 답답하고 우울하다. 사실은 친정어머니도 짜증 우울 울화 분노가 잦아서 어릴 때부터 집안 분위기가 늘 어머니 기분에 좌우되었었고, 결혼해서도 그런 이유로 친정에 가서 마음 편하게 있어보질 못했는데, 결혼생활을 해오면서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신이 어머니와 비슷해져 간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주의 산만하고 집중 못하는 초등학생 아들 증상이 심해지는 것도 자신 탓인 것만 같아 죄책감이 크다.
어린 시절에 쌓였던 감정이 화병이 된다
화병으로 진료실을 찾는 엄마들은 결혼 후 힘든 상황이 화병을 만들었다고 호소한다. 그러나 진료상담을 하면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화병 엄마들의 공통된 분모는 어린 시절의 억압된 분노와 적대감인 경우가 많았다. 응어리져서 풀어내지 못한 어린 시절의 분노가 쌓여 성인이 되고, 결혼 후에 더 심해지면서 두통, 어지럼증, 과호흡, 가슴답답, 불면, 식욕저하 , 분노폭발 등의 화병증상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화병은 결국은 화내는 본인의 건강을 가장 해친다. 불같이 화를 내고 나면 심혈관과 뇌혈관에 부담이 생기고, 스트레스 근육은 긴장되어 몸을 힘들게 하기 때문이다.
분노의 대상은 결국 가족
직장에서는 이러 저런 스트레스가 심해도 풀 수가 없고, 몸은 지치고 고단하고 집에 돌아오면 지쳐서 쉬고만 싶지만, 가정에서는 또 주부로서 맡은 일이 있다보니 쉬지 못하는 직장맘. 성격이 예민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안팎으로 높은 스트레스 수준을 버티다 보니 일종의 번아웃 증후군이 생기면서 심신이 지쳐 녹초가 되는 것인데, 이런 울화 감정을 매일 만나는 가장 가까운 사람, 남편과 아이에게 쏟아내게 된다. 직장에서는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 한없이 순하고 밝은 직원이지만, 집에 돌아오면 왕짜증 엄마가 되는 것은 밖에서는 감정을 억눌러놓았다가 집에 돌아와 가족들에게 마구 쏟아내는데, 이럴 때 분노의 대상은 결국 남편과 아이들이다.
아이는 엄마의 감정조절을 보고 배운다
육아로 지치고, 집안일에 지친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끙끙 앓다가, 통제력을 잃어버리면서 폭발적인 짜증과 분노로 감정표현을 하는 엄마들이 많다. 아이는 성장하면서 엄마와 지내는 시간이 많아서 엄마의 성정을 그대로 닮아간다. 특히 엄마가 화났을 때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아이는 어릴때부터 보고 자란다. 그리고 엄마의 방법을 그대로 보고 배운다. 엄마가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마다 폭발한다면, 아이도 분노조절장애, 과잉행동, 폭력적인 성향을 가지고 자라게 된다. 그래서 엄마의 화병이나 신경질적인 성격, 짜증, 하소연 등의 습관적인 감정표출은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유전적인 것이 아닌데도 아이는 똑같이 학습하는 것이다.
전문적인 치료도 필요하다
엄마의 잦은 감정폭발로 가족관계가 악화되고, 부부사이 갈등도 깊어지면, 결국 가족의 심리적인 간격은 멀어지고 부부 해체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명상이나 마음수련으로 극복할 수 있는 가벼운 상태라면 모를까, 성격장애가 아닌가 하는 주위의 시선을 받을 정도로 악화되어 있는 경우라면, 전문가의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한의학에서는 분노 감정으로 인한 혈압상승, 두통, 뒷목당김, 심장두근거림, 어지럼증 등의 증상들을 다스리고 마음의 여유를 찾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한약처방과 약침치료를 통해 울화, 분노, 우울, 화병, 불면증 등의 증상들을 치료하고 있고, 치료효과는 뛰어나다.
엄마의 감정치유를 위한 TIP
1. 충분한 수면은 짜증을 줄인다
잠을 자는 시간은 뇌 세포가 쉬고, 뇌 피로가 풀어지는 시간이다. 수면이 부족하면 몸이 긴장되고 혈압이 올라가며 피로가 누적되어 짜증이 생기기 쉬운 조건이 형성된다. 그래서 엄마도 아이도 수면시간이 적으면 쉽게 분노하고 짜증나게 되어있다. 잠 자는 방은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고, 조명을 어둡게 하는 것이 도움되며, 침대 외에는 다른 전자기기를 두지 않는 것이 좋다. 매일 숙면을 취하면 긴장된 교감신경이 안정되어 짜증과 분노 감정을 줄일 수 있다.
2. 엄마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엄마가 가족들에게 짜증과 분노로 부정적인 감정을 지속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심신이 지쳤다는 증거다.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지면 스스로 감정이 정화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꼭 외출을 하지 않아도 좋다. 아이가 학교가고, 남편이 직장 나간 시간, 혼자 집에 있는 시간동안 집안일도 멈추고, 가족들의 일도 생각하지 말고 길지 않아도 좋으니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가장 좋아했던 일을 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심리적인 안정도 되고 감정순화도 되는데 도움이 된다. 지쳐 있던 때라도 이것만 하면 위로가 되고 힘이 난다고 하는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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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정이안 원장 - 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생활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직장인건강 한방에 답이있다, 몸에좋은 색깔음식 50 등 다수의 책을 썼다.
칼럼 원문보기 --> https://bit.ly/3dy8r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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