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풍성한 추석 화목한 친지들을 만날 기대감으로 부풀어있어야 맞지만, 교통체증, 음식장만, 끊임없는 집안일, 손님 치레 등으로 명절을 전후로 몸도 마음도 편치 않은 사람들이 주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불안장애 등의 화병으로 진료받은 환자 99만 3417명 중에서 여성 환자는 65만명으로 남성환자에 비해 2배가 많았으며 그 중 50대 여성 환자수는 14만명으로 전체 화병 환자 7명 중 1명 비율로 높았다. 특히 설과 추석명절 이후에 화병 환자들이 급증해서 설과 추석 이후인 3월과 10월이 가장 높게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인구동향 발표에 따르면, 명절이 끝난 후 이혼관련 법률상담이 평소보다 두 배 증가해서, 설과 추석이 끝나는 3월과 10월이 전달에 비해 각각 18%, 1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병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정이안한의원이 공개하는 주부 화병 자가진단법에 따르면, △ 가슴이 답답하다 △ 명치에 묵직한 덩어리가 막힌듯하다 △ 열이 치밀어 오른다 △ 심장이 심하게 두근거린다 △ 나도 모르게 한숨을 자꾸 내쉰다 △ 잠이 오지 않는다 △ 갈증이 자주 난다 △ 이유 없이 깜짝깜짝 놀란다 △ 이유 없이 눈물이 자꾸 난다 △ 소화가 되지 않는다 등에서 3가지 이상에 해당한다면 화병일 가능성이 높다.
맘편한 스트레스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정이안 원장은 제사문화, 귀향, 가부장제도 등의 한국 특유의 문화가 가장 많이 반영되는 시기가 바로 명절이며, 명절 동안 주부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일년 중 가장 높다는 점을 지적한다. 정 원장은 ‘여성들은 분노, 울화, 우울감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그때그때 표현하지 못하고 억누르기 때문에 불안, 초조, 식욕저하, 불면 등의 신체화 증상으로 나타나기 쉬우며, 화병으로 진행되는 사례가 많다 ‘고 설명하며 ’화병은 짧은 기간 동안 앓는 질환이 아니라 오래 동안 점점 악화되는 병이므로, 자가진단을 통해 화병이라고 짐작되면 전문가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병이 더 깊어지기 전에 치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